2026. 6. 22. 21:52ㆍTAKE A

TAKE 00005(rain drops)-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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題: 물방울이 품은 거꾸로 된 세상 — 태안 요새에서 (rain drops)
비가 내리는 날, 베란다 난간 창살 끝에 매달려 위태롭게 떨어지기 직전의 투명한 물방울들을 포획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격발했던 셔터였지만, 결과물은 기기 본연의 정밀한 성능을 완벽하게 검증해 낸 의외의 대작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어두운 프레임 하단에 매달린 평범한 빗물방울들의 나열처럼 보인다. 그러나 초점을 정밀하게 맞추어 물방울의 중심부를 기찰하는 순간, 경이로운 반전이 펼쳐진다. 저 작고 보잘것없는 물방울 탄환 하나하나의 내부에, 뷰파인더 너머 흐릿하게 배경으로 물러나 있던 건너편 아파트 성채와 도시의 대지 풍경이 0.1mm의 오차도 없이 고스란히 거꾸로 투영되어 박제되어 있다.
가장 작고 미미한 존재가 가장 거대하고 웅장한 세상의 실리를 통째로 품고 있는 격식이다. 눈앞의 복잡한 세상 소음들을 하나의 작은 물안개 보석 속에 가두어 지배해 버리는 이 광학적 반전은, 사진이라는 도구가 나에게 선사하는 짜릿한 지적 유희다. 누구도 침범하지 못할 찬란한 투명함과 고요함이 오늘 이 빗방울 접사를 통해 내 마음속 요새에 깊숙이 안착했다. 단순하게, 그리고 온전하게 지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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